전체 글8 Escape냐 Exodus냐, 그것이 문제로다 -현실을 벗어나면, 초현실? 과연..-'쇼SunQ탈출'. 지난 몇 년간 내 삶을 지배해 온 화두다. 특히 40줄에 접어선 이후, 나는 이 '현실'로부터의 탈출을 꿈꿔왔다. 물론 단순히 회사의 삶이 힘들고 지겨운 것도 있지만,앞으로 나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구체화됐기 때문인 것도 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나의 이 '탈출'은 과연 무엇일까. 단순한 '도피(Escape)'일까, 아니면 새로운 시작을 향한 '출애굽(Exodus)'일까. -Escape: 뒤를 돌아보며 도망치는 것-'Escape'는 현재 내가 회사에서부터 겪는 고통이 동기가 된다. 끝없이 떨어지는 갤러그 적 같은 업무들, 반복되는 무력감,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회사의 상황들. 이런 .. 2025. 9. 29. 소니 a7S III를 팔고, 파나소닉 S5IIX를 구매한 '이유' -3년간의 침묵, 깨트릴 시간이 됐다- 3년 전, 그러니깐 사업의 구상을 하던 초창기. 자금의 여유가 있던 당시에는 장비를 닥치는대로 사모았다. 그렇게 마련한 소니a7s3. 프로 영역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영상용 카메라였다. 그러나 정작 그 최고의 카메라를 사용하는 내 실력은 그에 비례하지 않았다. 상업을 포함한 실제 촬영을 6-7회 정도하고나서, 점점 카메라제습함에서 꺼내지 않게 됐다. 결국, 사업구상을 내려놓으면서 카메라도 결국엔 팔게 됐다. 그렇게 마무리가 되던 3년 전 기억을 떠올려본다. -길고 길었던, 그러나 치열했던 탐색의 끝- 9월 초, 꽤나 묵직한 상자 하나가 도착했다. 택배를 받는 일은 언제나 기쁜일이지만, 정말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다. 상자 위에는 'LUMIX'라는, 1.. 2025. 9. 24. 덜컥 사버린 자전거, 그 험난한 ROAD -안녕하세요. 자린이입니다. 로드자전거를 샀습니다-갑자기 자전거를 샀다.참고로 나는 성인이 된 이후 자전거를 산 적도, 탄 적도 별로 없다.회사 워크샵에서 하루를 탄 기억 외에는 없는 것 같다. 그런 내가, 자전거를 덜컥 사버린 것이다.그것도 로드바이크, 속도를 즐기는 그 자전거를 사고 말았다.왜?라고 말한다면, 이유는 다음과 같다.'그냥' 샀다. 처음부터 로드 자전거를 살 마음은 없었다.당연히 자전거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고, '삼천리를 갈 수 있는 자전거'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퇴사를 준비하면서, 쉽지 않은 멘탈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그리고 동네 동생들의 강추는 '자전거 라이딩'이었다. 그러나 속도를 즐기는 편도 아니고, 자전거를 타던 적도 없던 나에게 그 진입장벽은 너무 높았.. 2025. 9. 21.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제 2의 '전역일'을 꿈꾼다 -또 한 명의 '전역자'를 보냈다- 오늘, 또 한명의 퇴사자를 보냈다. 13년 넘게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정말 숱한 퇴사자들을 봐왔다. 그중에는 가까운 관계도, 좋지 않았던 관계도, 심지어 층이 달라 생판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씁쓸함과 부러움이 뒤섞인 감정으로 그들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위병소 앞과 사무실 현관, 부러움은 달라지지 않았다- 어느새 아주 먼 시절이 되어 버린,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 군 시절, 전역자를 바라보며 참 부러웠던 기억만은 생생히 뇌 속에 살아있다. 단순히 '부럽다'라는 단어로는 그 감정을 표현해낼 수 없다. 위병소를 나가는 고참의 등을 바라보며 미친듯이 부러웠고, 현실에서 쥔 삽을 내팽겨치고 싶을 정도로 몸서리가 쳐졌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그.. 2025. 9. 18. 업무 중, '진정한 듀얼파이터'를 꿈꾸다 -연차를 쓴 다음날, 슈팅게임이 시작되다- 연차를 쓴 다음 날, '갤러그'가 시작됐다 연차를 쓰고 복귀한 다음날은 쌓인 업무를 쳐내기 바쁘다. 오전은 거의 이 업무를 쳐내는데 시간을 쏟게 된다. 이럴 때 업무는 마치 '갤러그' 게임같다. 갤러그라는 워딩에서 느껴지는 중년의 포스가 야속하지만, 그래도 이 거 이상 잘 설명할 수 있는 게임이 있을까 싶다. 쉴새없이 내려오는 적(업무)을 미사일로 맞춰 부셔도, 계속 적은 내려온다. 겨우 오전은 마무리 지을 수 있었으나, 적은 계속 달려든다. -HIGH SCORE, HIGH TENSION - : '퍼펙트'에 중독된 플레이어 문득, 이건 오늘 하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18년간 나의 회사 생활은, 거의 매일이 이 '갤러그' 게임의 반복이었다.. 2025. 9. 17. 흔들리는 40대 후반, 내 경력의 '영점조절'을 시작했다 20년간의 경력이 적힌 이력서를 열었다. '제로베이스에서 연 매출 7억 원을 만들어낸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는 것을, 나는 왜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을까. 이것은 시스템 속에서 소비하던 '나'를 지우고, 내 손으로 진짜 '나'를 재정의하는 '영점조절'에 대한 기록이다. 그 시작은 3년 전, 실패했던 퇴사 시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3년 전인 2022년 중반에도, 나는 한번 본격적으로 퇴사 결심한 적이 있었다. 내가 꿈꾸던 일에 레퍼런스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회사를 다니며 주말, 평일 밤을 쏟아 납기를 하게 됐다. 처음 벌린 일치고는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이는 곧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그때 나는 한번 '일을 벌려보자'는 각오로 주변에 퇴사를 공언했다. .. 2025. 9. 10. 이전 1 2 다음